영적 줄다리기(창세기 11:6-8)
제가 가장 싫어하는 운동 중 하나가 줄다리기입니다. 너무 힘들거든요.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줄다리기를 해야 하면 해야죠. 그럴 때 줄다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동시에 한 방향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중요한 것은 동시에 당겨야 합니다. 시차를 두고 당기면 이길 수 없습니다. 그래서 구호를 외칩니다. 영차! 영차! 그 구호에 맞춰서 당길 때 같은 방향으로 동시에 잡아 당기면 이길 수 있습니다.
영적인 줄다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가 비전을 가지고 움직일 때 한 방향이어야 합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했습니다. 서로 방향이 다르면 교회는 어떤 일도 해 낼 수가 없습니다. 또 힘을 합쳐야죠.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열심히 줄을 당기는 사람이 있는 데 흉내는 내지만 가만히 있게 되면 영적 줄다리기에서 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탄의 먹이가 되는 거죠. 문제는 교회공동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교회가 무너지면 내 가정도 나도 무너지게 됩니다. 교회가 무너져도 나는 괜찮아! 착각이죠. 그럴 수 없습니다. 나라가 망하면 백성도 망하게 됩니다. IMF 당시 국민들은 열심히 살았는 데 나라에 문제가 생기니 국민들이 다 피해를 봤습니다. 교회와 내가 전혀 상관이 없다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교회가 온전히 설 때 나도 서고, 교회가 무너지면 나도 무너지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바벨탑에 관한 말씀입니다. 홍수 이후에 사람들은 각지로 흩어져 살았습니다. 그러면서도 홍수라는 트라우마가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시는 물로 세상을 심판하지 않겠다 약속하셨습니다. 그 증표로 무지개를 보여 주셨죠. 그런데 사람이 어떤 존재인가요? 지독히도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는 존재입니다. 약속하셨으면 믿어야 하는 데 믿지 못했어요. 다시 홍수가 나면 어떻게 하지? 생각해 보니 방법은 하나였습니다. 높은 탑을 쌓는 거예요. 홍수가 미치지 못할 정도로 높은 탑을 쌓으면 살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모습을 보시고 얼마나 기가 막혔겠습니까? 탑을 쌓는 일을 중단시키셨습니다. 어떻게 하신 거죠? 폭풍이나 지진 같은 것으로 무너뜨리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좋은 방법이 아니었죠. 그럼 다시 쌓았을테니까요. 하나님은 아주 창의적인 방법을 사용하셨습니다. 바로 언어를 혼잡하게 하신 것입니다. 서로 다른 언어를 말하게 하셨습니다. 그러니 알아들을 수가 없죠. 알아들을 수 없으니 싸우게 되고 결국 공사가 중단되었습니다.
이 바벨탑이 공동체에 주는 교훈은 말이 다르면 역사는 이뤄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공동체가 무너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사람이기에 말과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 다른 생각들이 공동체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갑니다. 그러나 공동체가 함께 지향해 나가는 것에 대해서는 내 생각과 다르더라도 따라줘야 합니다. 비진리의 문제가 아니라면, 범죄가 아니라면 공동체가 결정한 것에 대해서 순종하며 함께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럴 때 역사가 이뤄집니다. 그렇게 함께 걸어간 뒤에 결과가 좋지 못하면 그 때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함께 하지 않았다면, 다른 목소리를 내서 방향을 흐트러뜨렸다면 그 책임을 질 수밖에 없습니다. 줄다리기에서 다른 방향으로 줄을 당긴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 있는 공동체는 완전하지 않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교회 공동체에 완전을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완전이 아닌 최선입니다. 잘못될 수 있습니다.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한다면 인정해 줘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공동체가 결정한 것에 대해서 최선을 다해 협력하는 것이 좋은 공동체의 모습입니다.
교회 공동체의 중요한 결정은 공동의회를 통해서 됩니다. 예결산과 직분자 선출 그리고 중요한 안건들이 공동의회를 통해서 결의됩니다. 그럴 때 내가 원하는 결론이 나올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결론이 나올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이건 결정이 되면 그 결정을 따라야 합니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의견을 내야 합니다. 그렇다고 내가 원하는대로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일단 결정이 되면 다른 소리를 내서는 안 됩니다. 불법이라면 말할 수 있죠. 그렇지 않다면 순종해야 합니다. 그럴 때 일이 되어집니다. 공동의회를 통한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내 생각과 다르다고 딴 길로 가면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이죠.
또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영적 줄다리기에 동참해야 합니다. 같은 방향으로 힘을 써야 합니다. 줄을 당겨야 합니다. 그럴 때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가능해집니다. 힘을 합치는 것, 함께 걸어가는 것, 이것이 하나님께서 공동체를 향해 주신 말씀인 줄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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