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를 세우는 교회(사도행전 12:25)
신약에서 역사적 기록들은 복음서와 사도행전입니다. 복음서는 예수님의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사역과 말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도행전은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이후 교회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교회의 역사는 크게 사도행전 1장부터 12장까지와 13장 이후 28장까지의 말씀으로 나뉘어집니다. 중요한 것은 각기 주인공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복음서의 주인공은 예수님이십니다. 사도행전 1장부터 12장까지의 주인공은 사도들입니다. 특히 베드로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사도행전 13장부터 마지막장까지는 사도 바울이 주인공입니다.
그런 면에서 오늘 본문은 역사의 전환점을 보여줍니다. 사도 중 한 명이 야고보가 순교하고 사도의 대표인 베드로가 도피했습니다. 교회를 이끌어 왔던 사도들의 세대가 은퇴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물론 이후에도 베드로는 교회의 리더로서 종교회의를 이끌고 복음사역에 헌신했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주인공은 아니었습니다. 은퇴한 것입니다. 사도행전 12장이 베드로의 떠남을 기록한 이유는 더 이상 베드로가 교회역사를 이끌어갈 주인공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냉정할 수 있죠. 아쉬울 수 있죠. 여전히 베드로는 강력한 리더쉽을 가지고 있고, 교회의 핵심멤버 중의 으뜸이었습니다. 따르는 자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단호하게 베드로를 은퇴시키고 사도 바울을 다음세대의 주인공으로 세우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에 바나바와 사울이 마가 요한을 데리고 예루살렘에서 안디옥으로 돌아갔다는 말씀이 나오는 것입니다. 주인공을 소개하는 것이죠. 이 세 인물이 첫 선교의 주인공들이었습니다. 이들의 이름을 기록한 것은 이제부터 하나님께서 이루실 역사의 주인공이 교체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다음세대가 교회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것입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이러한 주인공 교체에 대해서 기존세대인 사도세대들이 인정하고 자리를 기꺼이 내어 주었다는 사실입니다. 사울은 예수님과 동역해 본 경험이 없었습니다. 지도자로서의 결정적인 흠결이었습니다. 그러나 어차피 그런 세대들이 앞으로 등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도들도 나이가 들면 결국 죽게 될 것이니까요. 또한 이전에 스데반을 죽이고 교회를 박해하는 데 앞장을 선 사울이었기에 미심쩍은 시선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대교회는 교회의 주인공의 자리를 사울에게 기꺼이 내 주었습니다. 사도들도 그렇게 교회의 리더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이후 딱 40일만 머무시고 모든 지도권들을 사도들에게 이양하신 뒤 승천하셨습니다. 전능자의 관점에서 사도들은 한없이 부족하고 연약한 자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과감히 그들에게 모든 것을 맡기시고 승천하셨습니다. 그런 자신들을 생각해 보면 사울에게 지도권을 이양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될 것도 없었습니다. 믿고 맡기고 위해서 기도할 뿐이었습니다.
이렇게 다음세대를 만들어 가는 것이 교회의 책임입니다. 많은 가정에서는 자녀와 손주들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고 헌신합니다. 그런데 가정을 벗어난 공동체에서는 끝까지 자신이 지도자가 되려고 합니다. 물론 그런 수고로 공동체가 든든히 설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한 번 죽는 것은 정한 이치입니다. 죽고 나면, 다음세대가 없으면 공동체는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기에 내가 힘이 있어도, 능력이 있어도 공동체를 위해서 다음세대를 세워가야 합니다. 가정에서처럼 교회와 사회와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다음세대를 세워가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먼저는 다음세대에게 리더쉽을 물려줘야 합니다. 물론 미덥지 않죠. 실제로 시행착오를 많이 할 거예요. 그러나 그것 때문에 다음세대에게 리더쉽을 맡겨주지 않으면 다음세대는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내가 헌신하는 동안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수 있어요. 하지만 그 누구도 이 땅에서 영생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기에 못 미더워도 참아주고 인정해 줘야 합니다. 그렇게 다음세대가 마음껏 헌신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다음세대에 아낌없이 투자를 해야 합니다. 우선순위를 다음세대에 둬야 합니다. 어떤 교회는 어르신들이 잘 모른다고 찬송가만 부릅니다. 그러니 결국 어르신들만 교회에 남아 있게 됩니다. 저희는 예배 전 찬송을 할 때 복음성가 많이 부르잖아요. 저는 교회가 이것을 용납해 주는 것에 정말 감사하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따라가기 힘든 찬양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함께 자리해주고 지지해주고 계시잖아요. 내가 좀 힘들어도, 내가 못 누려도 다음세대가 누릴 수 있도록 희생하고 헌신해야 합니다. 그럴 때 예수님에서 사도들로, 사도들에서 사도 바울로 다음세대가 이어진 것처럼 이 교회에도 다음세대를 통해 부흥의 역사가 일어나게 될 줄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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